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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의 비밀~

  • 카드
  • 2011-01-27 11: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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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났습니다. 네모납니다. 얼룩말인가? 기다란 줄 하나를 몸에 두르고 있습니다. 이 줄을 ‘지지직’ 하고 그으면 종이를 토해냅니다. 펜을 들어 특별히 개발한 사인을 합니다. 이때 아니면 누가 나에게 사인을 부탁하겠습니까. 놈만 있으면 든든합니다. 거지꼴 지갑에 혼자 찬란히 빛납니다. 빛났습니다. 그런데 이 카드를 떠나보내려 합니다. 요술 할머니의 마법은 결제일이면 풀리고, 한동안 눈을 속였던 ‘거지꼴’은 만천하에 드러나니까요. 요술 방망이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춤추라, 부자 돼라, 떠나라, 왜 안 돼, 능력을 보여줘. 이렇게 말하지는 않습니다. 카드 이야기의 결말은 거품처럼 사라지는 인어 공주 이야기인 거야. 카드가 말하지 않는 것에 번호를 매겨보았습니다. 23가지에 이르렀습니다.

 

 
 
» 한겨레21 정용일
 
 
 

(1) “순씨, 조씨, 춘씨, 뇌씨, 빙씨, 디씨”(광고)

“이번달 가계부를 쳐다보니, 주유비 할인받은 게 2800원(5만원 주유). 신랑 휴대전화 요금 1700원 정도(휴대전화 사용량에 따라 할인 금액이 달라짐), 내 휴대전화 요금 2천원, 그리고 인터넷세트요금 7천원… 한 달 할인받는 금액이 1만5천원 정도인데 이걸 포기할 수 있을지 고민에 고민을 해도 답이 안 나오네요.”(다음 ‘짠돌이’ 카페 회원 글)

많은 이들에게 ‘카드를 쓰면 돈을 버는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 ‘할인’과 ‘포인트’다. 돈을 썼는데 돈이 다시 생긴다. 카드는 화수분, 이런 귀염둥이?

할인 밑의 까다로운 조건들을 보라. 할인받을 수 있는 금액을 위해서는 써야 하는 금액의 한도가 있다. 할인율이 높은 카드일수록 더 높다. 최근에는 전월 사용액을 세분화해 할인율을 적용한다. 식사를 할인받고 지하철비를 할인받는 한 카드의 경우, 15만원 이하는 해당 사항이 없고, 15만~30만원은 최대 할인 한도가 1만원, 50만원 미만은 2만원 식이다. ‘다이닝’을 할인받는다고 하지만 할인 시간은 점심 시간이다. 통신·쇼핑·여가 등의 할인을 받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영역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최고’ 10% 할인카드를 들고 다니는데, 정작 할인받은 금액은 의외로 많지 않다는 점에도 한 번쯤은 놀라야 한다.

무엇보다 당신은 할인받기 위해 동선을 규제받는다. “가까운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지 못하고, 필요 없는 물건도 먼 큰 마트까지 장 보러 가야 한다. 간단한 식재료조차 가까운 슈퍼에서 구매하게 되면 포인트 적립의 혜택을 포기하는 것 같아 용납되지 않는다. 이렇게 소비 동선이 카드의 포인트와 할인 구성에 맞춰 움직인다.”(제윤경 에듀머니 이사) 그리고 할인되고 포인트가 쌓이는 곳은 대형마트, 슈퍼슈퍼마켓, 같은 체인이라도 대형점인 경우가 많다. 그래도 어차피 쓸 돈 할인받는 곳에서?

 


(2) “약속한 만큼 돌려준다”(광고)

 

 
 
» 광고는 ‘포인트를 잘 활용하라’ ‘할인 잘 받아라’ ‘부자 돼라’ ‘능력을 보여주라’고 말한다. 시키는 대로 하기 참 어렵다. 한 카드 광고 장면.
 
 
 

포인트 마케팅은 다양하다. 35살 직장인 B씨는 카드사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눈에 띄는 안내 문구를 보았다. “카드 평균 사용액에 70만원을 더 쓸 것을 약속하면 포인트로 최대 8만원을 드립니다.” 친구를 소개하면 1만 포인트라고도 했다.

포인트는 카드 사용 금액에 따라 쌓아주는 것이다. ‘캐시백’ ‘페이백’ ‘리워드’ 온갖 이름으로 불린다. 포인트를 쌓기만 하고 쓰지 않는 것이 종종 뉴스거리가 된다. 포인트 기한은 보통 5년인데, 쓰지 않고 사라지는 포인트가 1년에 몇천억원에 이른다. 2006년, 2007년, 2008년 각각 1211억원, 1572억원, 1380억원이 소멸됐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포인트 소진율이 100%가 넘었다.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카드 포인트의 사용률이 최고 10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만에 최고 63%포인트 개선된 카드사도 있다.”(<중앙일보> 2010년 12월22일치) 소진율이 100%가 넘는 것은 지난해 적립액 대 올해 사용액을 비율로 따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이 포인트를 소멸하는 인터넷몰을 두곤 했다. 여기에는 ‘엄마만 좋아할 만한’ 상품이 많다. 포인트로 예시된 가격이 시중보다 비싸 핀잔을 듣기도 한다. 포인트 소진 전화 마케팅도 등장했다. 38살 직장인 A씨는 포인트를 소진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쌓인 1만 마일리지로 우리 현미와 찹쌀을 제공하겠다는 전화였다. 혼자 사는 K씨는 열심히 먹었지만 반의 반도 다 먹지 못했고, 6개월이 지나자 쌀벌레가 생겼다. 1년 동안 열심히 또 포인트를 쌓은 K씨는 또 전화를 받았다. 이번에는 “오, 노!”를 외쳤다.

최근에는 ‘평소 쓰는 대로’ 할인받을 수 있는 포인트 소진 방법도 많다. 연회비 납부, 결제대금 차감, 캐시백, 인터넷 쇼핑몰, 지방세 납부, 기부 등 다양한 방법이 제시된다. 포인트는 자동으로 쌓이지만, 이걸 쓰려면 일일이 접속하고 알아보는 수고를 곁들여야 한다. 어차피 공짜로 받는 건데, 이런 투정은 쪼잔한가?

 

(3) “미리 받아 현금처럼 쓴다”(광고)

 

 
 
» 광고는 ‘포인트를 잘 활용하라’ ‘할인 잘 받아라’ ‘부자 돼라’ ‘능력을 보여주라’고 말한다. 시키는 대로 하기 참 어렵다. 한 카드 광고 장면.
 
 
 

자동차 등을 살 때 정해진 포인트만큼 할인받은 뒤, 카드 사용액에 따른 포인트로 이를 차감해가는 서비스가 있다. 선포인트 제도다. 여기서 발전하는 마케팅 비법을 엿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월20일 내놓은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잘 알고 이용하세요!’ 보도자료는 ‘포인트 선지급 서비스를 할인서비스로 오인하지 마세요’라고 충고한다. 금감원은 이용실적이 부족할 때 현금으로 상환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약정기간 동안 분할해 상환하는 데 따른 수수료(통상 6.5% 이하)가 붙는 경우도 있다.

 

(4) “나는 한 번도 얼마라고 물어본 적이 없다”(광고)

“별로 쓴 것 같지 않은데 카드 결제액을 보면 깜짝 놀란다”는 말을 많이 한다. 광고에서처럼 카드 쓸 때 가격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행동경제학에서 유명한 실험이 있다. 스포츠 경기의 입장권을 경매에 부치는 실험이었다. 참여 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한 그룹은 신용카드로, 한 그룹은 현금으로 지불하게 했다. 같은 경매였는데도 신용카드로 지불하는 그룹이 현금으로 지불하는 그룹에 비해 60~110% 높게 금액을 썼다(도모노 노리오, <행동경제학>).

 

(5) “메이크 브레이크 메이크”(광고)

 

 
 
» 광고는 ‘포인트를 잘 활용하라’ ‘할인 잘 받아라’ ‘부자 돼라’ ‘능력을 보여주라’고 말한다. 시키는 대로 하기 참 어렵다. 한 카드 광고 장면.
 
 
 

카드사는 연구한다. 고객을 위해서 연구한다. 분석과 관찰을 통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숫자로 단련된 금융’의 연구실은 광고에 나오는 대로 흰 가운을 입은 실험실 같을지는 모르지만 카드사는 고객을 위해 “생각 생각 생각”한다.

인간은 허점이 많다. 생각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우리는 아주 비논리적으로 소비생활을 한다. “음반 가게에서 15달러짜리 CD를 사는데 점원이 2분 거리에 있는 다른 가게에 가면 5달러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5달러를 아끼기 위해 그 가게로 간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똑같은 사람들이 125달러짜리 가죽 점퍼를 살 때는 5달러를 아끼기 위해 그런 수고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합리적으로 보면 5달러는 똑같은 5달러인데도 본능적인 마음은 동의하지 않는다. 본능은 5달러를 경우에 따라 다른 가치로 보는 것이다.”(마크 뷰캐넌, <사회적 원자>)

카드사는 오직 고객을 위해 숫자만을 연구하는 사람이다. 금융감독원의 한 팀장은 “우리나라 카드 마케팅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한다.

 

(6) “생각 생각 생각”(광고)

2002년 전망이론에 관한 기여로 대니얼 카너먼은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행동경제학’의 우아한 확산이다. ‘전망이론’이란, ‘이득’에 근거해 판단을 내리는 사람들의 행동을 설명한다. 이는 ‘손실 회피 성향’과 연결된다. 사람들은 손실에 민감하다. 그래서 손실에 의한 심리적 효과는 이득에 의한 심리적 효과보다 적어도 두 배는 크다. 버스를 타다가 지갑에서 100원을 떨어뜨렸다. 버스에서 내려 길을 가다가 100원을 주웠다. 우리는 “샘샘이다”라고 하는 대신 “아, 100원 벌 수 있었는데”라고 생각한다. 떨어뜨린 100원은 주운 100원보다 두 배로 소중하다.

비슷하게 지급 시기를 늦춤으로써 구매 의사를 극적으로 높일 수 있다. 외상으로 준다고 하면 큰돈도 쓴다. 할부가 된다고 하면 한 달 월급이 넘는 상품도 구매할 수 있다. 똑같은 돈을 주는데도 당장 지급하는 것에는 심리적으로 압박을 느낀다. 소비자에게는 항상 ‘현재’가 소중하다. 결제를 뒤로뒤로 미룰 수 있으면 물건은 공짜처럼 보인다.

 

(7) “마일리지 모아 떠나는 공짜 여행”(광고)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5월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을 개정했다. 포인트·할인혜택 등의 부가서비스는 신규 출시 후 1년 이상 축소 또는 폐지하지 말아야 하며, 서비스 변경시에는 사유와 내용을 6개월(이전 3개월) 이전에 회원에게 고지해야 한다. 인터넷 홈페이지, 대금청구서, 우편서신, 전자우편 등에서 2가지 수단을 통해야 한다.

이 표준약관이 만들어진 것은 2007년 한 소송의 결과였다. 일명 ‘마일리지 소송’이다. 1천원당 2마일리지를 적립한다는 카드를 발급받은 모씨가 얼마 뒤 1500원당 2마일 적립으로 변경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모씨는 이것이 계약 위반이라고 소송했다. 모씨는 변호사였다. 약관에는 절대로 별표가 없다. 나름 ‘법’이니 내용도 어렵다. 눈을 바싹 들이대야 할 만큼 글자도 작다.

약관에는 여전히 문제가 많다. 부가서비스를 1년 유지하면 된다지만 카드 유효 기간은 5년이다. 상호 합의가 아니라 ‘통보’다. 통보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카드를 해지하는 수밖에 없다. 카드회사는 약관 개정 뒤 다음과 같은 문구를 삽입했다. “회원에게 제공되는 보너스 포인트 제공 등 카드 관련 제반 서비스나 기능은 변경 또는 중단될 수 있다.”

 

(8) “카드 있는데 다른 ✽✽가 왜 필요해. 제멋대로 자신하는 당신은 철부지. ✽✽에 ✽✽를 더하라”(광고)

여신금융협회는 지난해 9월 기준 발급 카드를 1억1494만5천 장으로 집계했다. 경제활동인구 2499만3천 명을 나누면 경제활동인구 1인당 카드 수는 4.59장에 이른다. 그래도 들여다보아야 한다.

카드사는 왜 카드에 카드를 더하라고 하는 것일까. 카드사의 ‘절규’로까지 보인다. 지난해 신규 카드 진출자까지 생겨나면서 카드사업은 또 한 번 빅뱅의 시기에 접어들었다. 카드사 직원의 항변은 이렇다. “마케팅이 치열해졌다. 시장점유율을 높여야 한다. 무조건 신규를 해야 한다.”

 

 
 
» 카드 이용건수 및 이용금액 추이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9) “아가야, 네 맘대로 골라라”(광고)

어린아이들도 카드를 갖고 싶어한다. 우리 조카는 안 쓰는 카드를 달래서 지갑에 꽂아놓는다. ‘카드 대란’ 이후, 벌이가 없으면 카드는 발급 못받게 돼 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 수입을 벌이로 쳐준다. 20대 이하의 77%가 신용카드를, 92%가 체크카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평균 신용카드 1.9장, 체크카드 2.5장을 갖고 있다. 19살 이하도 신용카드 0.9장, 체크카드 0.2장을 갖고 있다(2010년 지급수단 이용현황 설문조사 결과, 한국은행, 조사기간 2010년 9월27일~10월8일).

 

(10)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광고)

<신용카드 제국>은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로 시작한다. 빌 클린턴은 대통령 시절인 1993년 휴가를 즐기기 위해 유타주를 방문했다. 섹스 스캔들이 들끓던 시점이었으니 휴가는 얼마나 달콤했겠는가. 클린턴은 서점에 들러 한가롭게 책을 고른다. 그리고 카드로 결제했다. 서점 직원은 “당신 카드는 어제로 사용 기한이 끝났는데요”라고 말한다. ‘얼굴이 신용’인 클린턴은 말했다. “난 빌 클린턴이오.” 직원은 카드사에 전화를 걸어 그의 철자를 또박또박 불러주었지만 소용없었다. 수행비서가 달려와 해결했다. 현금으로.

카드사마다 10여 단계의 신용등급이 있다. 이 신용등급에 따라 이자율이 표시된다. 신용등급의 아이러니는 카드를 많이 쓸수록 높아진다는 점이다. “꼭 필요한 경우에만 카드를 쓰고 카드대금을 한 번도 연체한 적이 없고 예금 통장에 늘 일정한 금액을 보유한 사람보다 대출 횟수가 많은 사람의 신용등급이 높다.”(<착한 소비의 시작, 굿바이 신용카드>)

 

(11) “부자 되세요”(광고)

1%를 위한 서비스? 0.05%를 위한 서비스도 있다. 신용카드 등급으로는 매길 수 없는 ‘분’들이다. “억대 몸값의 유명 축구 스타도 가입을 거부당한다. 강남에 빌딩을 갖고 동원 가능 자산만 1천억원을 가진 ‘슈퍼부자’도 엄두를 못 낸다. 연회비가 얼마라도 좋으니 갖게 해달라고 해도 심사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과감하게 퇴짜를 놓는다. 바로 ‘더 블랙(The Black)카드’ 이야기다.”(<미디어데일리> 2009년 5월5일치) 이 카드의 가입 인원은 최대 9999명이지만, 심사숙고해 가입을 결정하기에 2천 명 정도에서 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회원 상대 와인 행사에는 로마네 콩티가 나오고, 지난해 4월 경매 행사에는 앙리 마티스의 작품이 나왔다. 모의 행사였지만 작품은 진품이었다. 앤디 워홀과 피카소의 작품도 걸렸다(<중앙일보> 2010년 4월8일치). 블랙카드 회원의 월평균 사용액은 1천만원, 연체율은 제로, 연회비는 200만원이다.

 

(12) “사천만 땡겨줘요 무이자 무담보로 잘되면 이자를 얹어 원금에 따블을 얹어 확실히 갚을게요”(<사천만 땡겨줘요> 노래 가사)

2003년 카드 대란 이후 카드사가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으로 얻는 수익이 총수익의 5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다른 말로, 이 분야에서 얻는 이득이 50%에 가깝다는 말이다. A카드사의 경우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수익을 합치면, 2010년 1분기·2분기·3분기에 각각 44.67%·43.7%·41.27%(여신금융협회, 2010년 10월28일 게시)에 이른다.

2010년 3분기 카드론의 규모는 17조9330원으로, 2009년의 12조8410억원에 비해 40%가량 증가했다. 2003년 3분기 28조8640억원을 기록한 뒤 급감했는데, 이후 최대치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이용자는 저소득층인 경우가 많다. 포인트와 할인이 카드사의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손실과 이득의 적합점을 찾는 머리 쓰는 게임의 장이라면, 현금서비스는 감 떨어지기 기다리는 평상 놓인 마당이다.

각 카드사의 이자율은 등급별로 10% 미만에서 30% 이상까지 다양하다. A사의 최댓값은 현금서비스 수수료 28.9%, 카드론 이자 24.9%, 리볼빙 일시불 25.39%, 리볼빙 현금서비스 28.19%다. 최젓값은 각각 7.89%, 7.8%, 7.89%, 7.89%이다. 이 회사의 10% 미만 금리를 적용받는 최우등 고객은 총회원의 13.36%인데, 실제는 11.71%만 현금서비스를 이용한다. 반면 애초 28~30%의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는 회원은 총회원의 2.14%지만, 실제로 이 이자율을 적용받는 회원은 17.16%에 이른다. 빌리기 시작하면 연체는 자연스럽게 시작되고, 결국 높은 신용등급 회원도 차츰 등급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13)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금융”(햇살론 사이트)

2005년 ‘신용불량자’라는 이름이 없어졌다. 이름이 무어건 이들에게는 빚을 갚기 위한 ‘햇살론’이라는 금융이 기다리고 있다. <대출 권하는 사회>의 저자 김순영씨는 햇살론에 대해 “부당하게 부풀려진 돈을 대출해서 갚으라는 논리”라고 비판한다. 거기다 “햇살론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되는 사람도 적”다. 햇살론의 금리는 대출금리 상한 내에서 농협, 수협, 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가 정한다. 이 기관들은 고금리 대출도 함께 운영한다.

 

(14) “리볼빙으로 연체 피해요”(재테크 사이트)

‘리볼빙’ 서비스는 결제할 돈이 통장에 없을 때에도 ‘연체’ 라벨을 붙이지 않는 ‘기특한’ 서비스다. 결제일 3일 전 결제 비율을 5~90%에서 설정하면, 나머지 금액은 대출 형태로 자동 연장된다.

여기에 복리의 무서움이 끼어든다. 리볼빙 서비스가 최초로 도입될 때 2%가 최소 한도였다. 전문가가 계산해보았다. “2천만원 한도의 신용카드로 매달 150만원씩 쓰는 사람이 한 달 결제 비율을 2%로 설정해놓으면 17개월 후에 이월된 잔액은 최대 사용 한도에 이르게 된다.”(<착한 소비의 시작, 굿바이 신용카드>)

1999년에 도입된 리볼빙 서비스가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이 되고 있다. 2008년 1조387억1900만원, 2009년 1조2483억3400만원이다. 한 해 20.2% 성장이다. 2006년에는 현금서비스 수익의 25.4%였으나 지난해에는 54.8%에 이르렀다(2010년 10월28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

 

 
 
» 국내총생산(GDP) 대비 신용카드·체크카드 이용 비중 / 해외 주요국 가맹점 수수료 / 신용카드사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6개 전 업체 기준)
 
 
 

(15) “쇼핑할 때 춤춰라! 앞서거나 뒤서거나”(광고)

카드사에서는 이야기한다. “포인트는 수수료 등을 통해 나온 이익을 나눠가지는 것이다.” 수익은 수수료 등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주로 저소득층이 이용하는 현금서비스도 있다. 현금서비스를 통해 카드사로 들어간 돈은, 수익이 되어 포인트 형태로 소비자에게 나눠진다. <대출 권하는 사회>의 저자 김순영씨는 말한다. “신용카드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만이 포인트를 가질 수 있다.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소비수준이 낮으면 적게 받을 수밖에 없다. 많이 쓸수록,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고급 혜택’도 늘어난다. 가난한 사람의 돈이 부자에게로 들어가는 것이다.”

 

(16) “연말정산에 유리해요”(광고)

연말정산에서 신용카드 공제가 축소됐다. 총급여액의 25%를 초과하는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의 20%를 연말정산 때 300만원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받을 수 있다. 선불카드와 체크카드는 사용금액의 25%, 현금영수증은 20%다.

 

(17) “또 수수료 인하 압박… 카드업계 불만 폭발”(신문 기사)

영세상점(매출액 연간 9600만원 미만)의 카드 수수료율은 세 차례 인하됐다. 그때마다 대통령 교지가 있었다. 2008년 10월 2.74%에서 2.57%로, 2009년 2월 2.0~3.6%에서 2.0~2.2%로, 2010년 3월 2.0~2.2%에서 1.6~1.8%로 인하됐다. 이를 보도한 기사는 “(그래서) 카드업계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고 말한다. 초점은 ‘세 차례 낮아졌다’에 있지 않다. 인하는 백화점과 대형 상점의 수수료율에 맞추기 위해 이뤄진 조처다. 이미 백화점과 대형 상점은 1%대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의 현장 조사는 ‘교지’가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고 증언한다. 이행되지 않은 곳은 29.5%인데, 이행된 곳도 인하율에 미치지 못했다. 동일 업종에서도 대형 가맹점과 중·소형 가맹점은 최대 2.5배의 수수료율 격차가 난다.

 

(18) “똑같으면 바꾸지도 않아”(광고)

수수료 중 ‘아예’ 폐지된 것이 있다.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다. 도입 8년 만에 완전 폐지됐다. 지난해 8월 하나SK카드가 폐지한 뒤, 지난 1월10일 농협중앙회가 폐지함으로써 완전 폐지에 이르렀다. 폐지된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는 세계에서 한국에만 있는 수수료로 악명 높았다. 현금서비스를 받을 경우 제때 결제를 하더라도 붙는 수수료다. 카드사들이 현금인출기(ATM) 사용 등 거래비용으로 받아왔다. 카드업계 관계자의 말은 이렇다. “카드 대란을 겪으면서 얻은 부실을 아직 다 회복하지 못했는데 취급수수료 폐지 압박에 이어 수수료 인하 압력이 계속되고 있어 부담스럽다.”(<파이낸셜 뉴스> 2011년 1월14일치)

 

(19) “나가자, 내 멋대로”(체크카드 광고)

우리나라에서 유독 높은 것이 또 있다. 체크카드 수수료다. 나라별 수수료율은 미국과 프랑스가 0.7%, 영국과 독일이 0.3%인 데 비해 한국은 1.8%다(보험연구원, 2010년 12월6일 주간이슈). 보험연구원은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와 달리 이용자의 예금 잔액 한도에서 즉시 결제가 이뤄지는 만큼 신용구매로 유발되는 자금조달 비용, 대손 비용, 연체관리 비용 등의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인하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수수료가 낮으니 외국에서는 ‘카드’라면 체크카드다.

 

(20) “고객님, 덕분이죠”(광고)

2009년 카드사 수익은 10조1233억원이다. 2010년 3분기까지 수익은 10조4491억원이다.

 

(21) “와이 낫”(광고)

32살 남자 A씨 “카드를 잊어버리고 안 들고 가도 ‘신불자’ 같은 느낌을 받는데 카드를 없앨 수 있을까요? 예전에 계산하려고 카드를 다 꺼내는 광고 있었잖아요. 다들 카드를 들고 다니니 현금으로 결제하면 이상하게 보더라고요.”

 

(22) “카드 생활을 리디자인하라”(광고)

“편리성이 가져다준 달콤한 소비 쾌락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는다. 심리학에는 새로운 환경 변화, 혹은 새것이 주는 쾌락에 사람이 금세 적응해버린다는 이론이 있다. 일명 ‘쾌락적응’ 현상이다. 이 쾌락적응 현상으로, 새것에 대한 황홀함에서 우리는 금세 냉정을 찾는다. 그러나 잠시 느낀 쾌락은 여전히 달콤하다. 다시 그 느낌에 사로잡히고 싶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쾌락충동을 좇으면서 카드 결제금은 한 달 소득의 상당 부분을 카드사에 저당 잡히는 일상으로 몰아간다. 결국 편리한 소비가 가져다주는 잠시의 쾌락을 위해 월급날에 대한 기대심과 노동의 보람을 포기한 셈이다.”(제윤경 에듀머니 이사)

 

(23) “일단 사은품 받으시고 석 달만 쓴 뒤 자르세요”

영업사원들이 이렇게 말한다. 자른다고 해지되는 것은 아니다. 해지는 전화나 방문을 통해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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